[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 (27)이 시대에 요구되는 평신도 영성 8 - 기도(상)

강세종
2019-06-13
조회수 3598

[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 (27)이 시대에 요구되는 평신도 영성 8 - 기도(상)

기도 생활은 하느님께 사랑받는 짓

“아무리 기도를 해도 하느님의 은혜를 받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하느님께 청해도 한 번도 하느님이 주시는 것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느님은 내 기도를 들어 주시지 않습니다.”

많은 분이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왜 하느님은 우리의 청을 들어주시지 않는 것일까요. 기도를 잘 들어주시는 것은 평소 하느님과 좋은 관계를 맺고 하느님 뜻대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특별히 청하고 구하지 않아도 하느님께서 미리 알아서 다 챙겨 주십니다. 청하지 않아도 앞길을 예비하십니다. 

주님께 청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

반면, 주님께 청하는데도 잘 들어주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를 잘못했기 때문입니다. 기도 안에 욕심, 이기심, 교만함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면서, 하느님의 심정을 헤아리지 않고, 그냥 내 뜻만 이뤄달라고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앞두시고, 처참한 마음으로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셨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내용입니다. 한번 읽어 보겠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

우리는 “주님! 제 뜻대로 이루어주십시오” “이것은 꼭 해줘야 합니다. 안 해주면 성당에 안 나갑니다”라는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종 부리듯이 “이것 해주십시오. 이것 안 해 주시면 알죠?”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기도는 무엇을 구하고 청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좋은 관계를 맺으면 닮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게 됩니다. ‘예수님을 닮는 것’,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최종 목표입니다.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기도 시간, 기도생활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서 좀 더 주님께 가까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사람과 먼 곳에서 머무르는 사람 중에 누가 더 은총을 받겠습니까? 당연히 가까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은총을 받습니다. 멀리 있는 사람과 가까이 있는 사람 중에 누가 더 친하겠습니까? 당연히 가까이 있는 사람이 더 친합니다. 평소에 말을 하지 않는 사람과는 친해질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과의 관계도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하느님께 잘 보여야 하고 평소에 하느님 마음에 들어야 합니다. 사랑받으려면? 사랑받을 짓을 해야 합니다. 그 사랑받을 짓이 바로 기도생활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어떠한 경우에도 항상 그분께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 

부모는 항상 누구 생각을 합니까? 항상 자식 걱정하고, 자식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이 부모입니다. 그런데 자녀가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모르고 감사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저 혼자 잘난 것처럼 멋대로 하면 부모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얼마나 마음 아프고 속상하겠습니까? 속상한 것이 좀 더 깊어지면, 그다음엔 관심이 없어집니다. 그러면 자녀가 무엇을 해 달라고 해도 “아유~ 네가 알아서 해”라고 말하게 됩니다. 이렇게 부모와 자녀 간에 관계가 소원해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분의 종입니다. 하느님과 좋은 관계를 맺지 않으면, 항상 말씀에 순명하지 않으면 우리의 앞날은 보장될 수 없습니다. 돌에 이름을 새기듯이 우리들 마음속에 하느님이라는 존재를 깊이 새겨야 합니다. 이를 위해 평소에 잘해야 합니다. 아쉬울 때만 하느님을 찾아선 안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건강하고, 용감하고, 힘 있게 살아가도록 도우십니다.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주시고 끊임없이 자비와 사랑과 은총을 베풀어주시는 분도 하느님입니다. 그 일을 성령님이 함께하십니다. 우리 안에 성령을 깊이 모시고, 성령 안에 깊이 잠기시기를 바랍니다. 그 침잠 속에서 하느님을 찾으십시오. 그리고 하느님과 대화하십시오. 그러면 응답해 주실 것입니다.

정치우(안드레아,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가톨릭평화신문 2019.06.16 발행 [1519호] 기사 전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