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11]직무 사제직 열매 맺도록 기도로 힘 보태야

강세종
2019-02-27
조회수 4174

[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11]직무 사제직 열매 맺도록 기도로 힘 보태야 - 전번 것이 11이었던 것 같지만...

성직자와 평신도 4 : 김수환 추기경의 직무 사제직

올해는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많은 교회 내 기관과 단체에서 김 추기경님의 유산을 기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 추기경을 그리워하는 마음들이 단순한 추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김 추기경 따라하기’라는 구체적 실천 운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김 추기경님의 사제 영성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김 추기경님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분 자체가 완전한 사제의 삶을 사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김 추기경님의 사제 영성과 관련해서는 잘 정리되어 있는 연구가 많습니다. 특히 가톨릭대학교 사목연구소가 2009년 11월 ‘김수환 추기경의 사제 영성과 가톨릭 사회교리’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가 그렇습니다. 

당시 발제자로 나선 박일 신부님은 ‘사제 영성의 잣대 김수환 추기경’에서 8가지 ‘~해야 한다’를 유추해 냈습니다. △복음을 살며, 그리스도의 증거자가 되어야 한다 △살아 있는 제물이 되어야 한다 △일치를 위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한다 △종이 되어야 한다 △말씀의 봉사자로 살아야 한다 △성령의 종이 되어야 한다 △신앙의 봉사를 해야 한다가 그것입니다. 김 추기경의 삶이 남겨놓고 간 유산이기에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박일 신부님이 밝혔듯이 사제는 오늘의 우리가 처한 상황 속에서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성사가 되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김 추기경님의 원의대로 사제들은 끊임없이 복음의 원천으로 돌아가 사제직의 존재와 위치를 우리 시대와 사회 안에 올바로 자리매김하려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김 추기경을 대상화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김 추기경은 단순히 바라보고 존경하고 추모해야 할 대상을 넘어섭니다. 김 추기경의 영성은 이제 이 땅에서 구현되고 실현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김 추기경을 추모하는 것이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저는 구체적 실천사항으로 ‘복음화’를 말하고 싶습니다. 2009년 6월 당시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제의 해’를 선포하며 “사제들의 선교 의식 회복이 절실하다”고 밝혔습니다. “사제들이 세례를 받았지만, 아직 완전히 복음을 따라 살지 못하는 이들을 만나기 바란다”는 당부도 하셨습니다.

교회의 복음화 사명(마르 1,15)에 있어서 사제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들어야 믿을 수 있고 그리스도를 전하는 말씀이 있어야 들을 수 있습니다.(로마 10,17 참조) 사제는 그 역할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사제는 말씀의 선포자로서 말씀으로 하느님의 백성들을 가르치고 자라게 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금 후에”라며 뒤로 미룰 일이 아닙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한 대로 참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치고 있습니다.”(2코린 5,14 참조)

이러한 사제의 직무 사제직을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평신도들의 기도입니다. 평신도들 또한 보편 사제직 안에서 직무 사제직에 순명하고 협조해야 합니다. 대구대교구 조환길 주교는 2010년 사제의 해 폐막 담화에서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사제들이 특별한 은총 속에서 결심하고 실천하고자 했던 모든 것들이 그리스도께 대한 충실성으로, 사제 직무에 대한 자부심과 소명의식으로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사제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 주실 것을 청합니다.”

지금까지 평신도 사도직을 성직자와의 관계 안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교회 평신도 사도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치우(안드레아,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가톨릭평화신문 2019.03.03 발행 [1504호] 기사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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