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영성 나는 평신도다] (16)한국 교회 평신도 사도직의 현주소 4 : 현대 사회 속에서의 평신도

강세종
2019-03-27
조회수 3623

[평신도영성 나는 평신도다] (16)한국 교회 평신도 사도직의 현주소 4 : 현대 사회 속에서의 평신도

돈·명예 아닌 기도·봉사·복음에 관심을

외로움, 쓸쓸함, 고독…. 이 말들은 현대인들에게 더는 낯선 용어가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 외로움의 극한적 폐해가 바로 우울증과 정신분열증입니다.

이러한 외로움은 하느님과의 단절에서 옵니다. 하느님과의 통교가 끊길 때 외로움이 옵니다. 하느님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영이 아닌 육신과 정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많은 이들이 지금도 돈과 권력, 명예만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명품과 최신형 스마트폰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기도생활이나 독서, 묵상, 성경 말씀에 대해 성찰하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의 일, 하느님의 일 

우리는 일반적으로 너무 바쁩니다. 바쁠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바빠서 우리가 과연 얻는 것이 무엇인가요. 돈? 지금 가지고 있는 지갑을 꺼내 보십시오. 거기에 돈이 조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돈이 내 돈인가요? 아니면 하느님의 돈인가요? 지갑에 있는 카드가 내 카드인가요, 아니면 하느님의 카드인가요? 지갑 자체는 내 지갑인가요, 하느님의 지갑인가요? 생각을 더 확장해 보겠습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은 내 일인가요, 하느님의 일인가요?

모든 평신도는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일이 하느님의 일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나에게 일을 하도록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손의 혈관이 잘 돌아가게 만들어 주시고, 늘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서 내가 오늘 일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느님께 얼마나 감사합니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하느님의 일, 이웃을 위한 일, 상황 변화를 위한 일, 또 다른 건너편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주신 일입니다. 그러니 감사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내가 하는 모든 일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내가 하느님이라면 이 사람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까, 하느님이 이 일을 하신다면 어떻게 하실까 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도 많은 평신도는 즐거운 것에 너무 집착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육신 차원에서는 엔조이(enjoy, 즐기다), 정신 차원에서 새티스파이(satisfy, 만족시키다)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정작 영적 차원에서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중심을 잡고 매일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 노력하는 이들을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직 자기만 기쁘고 행복하고 즐거우면 된다는 식으로만 생각합니다. 종교적 이기주의입니다. 

평신도라면 다른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기도, 성경, 봉사, 공동체 생활, 복음 선포 등이 그것입니다. 평신도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나 실천 사항 등에 더 관심을 갖고 그것을 삶을 통해서 드러내야 합니다. 그뿐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모든 삶 즉, 일상생활과 인간관계 그리고 직업적인 일들 안에서도 하느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고 생활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사람들

세상 사람들은 교회 건물을 보고 하느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 평신도들의 삶을 보고 하느님의 존재를 인식하고 하느님을 믿겠다고 인식합니다. 그러므로 평신도는 이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뜻을 알아들었듯이 세상의 사람들도 세상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 평신도들을 보면서 하느님을 알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접하고 그분의 존재를 확인하고 믿게 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평신도들이야말로 이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절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상은 이타주의입니다. 평신도가 이타주의를 실천하고 살아간다면 그러한 평신도들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가 즉, 하느님께서 세상에 드러나시게 될 것입니다.

정치우(안드레아,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가톨릭평화신문 2019.03.31 발행 [1508호] 기사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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