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 (9)성직자와 평신도 1 : 사제의 권리와 의무

강세종
2019-01-31 05:38
조회수 200

[평신도 영성 나는 평신도다] (9)성직자와 평신도 1 : 사제의 권리와 의무

평신도와 사제 함께 하늘에 보화 쌓아야

피타고라스는 수(數)에 여러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특히 ‘3’은 완전무결한 수, 흠이 없는 수라고 했습니다. 1+2=3, 즉 1과 2를 통합하는 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하느님이 창조하신 인간도 ‘정신, 영혼, 육체’ 세 가지로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도 당신 자신을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요한 14,6)이라며 세 가지를 들어 말씀하셨고, 바오로 사도도 “믿음, 희망, 사랑”(1코린 13,13)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3의 가장 완전한 모델은 무엇보다도 하느님 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354~430) 성인은 “한 분 하느님 안에는 세 가지 존재 양식이 있으며, 그중 하나도 다른 하나가 없이는 있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완전하신 하느님이 섭리하시는 교회 또한, 세 바퀴로 굴러가는 마차입니다.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가 그것입니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의 평신도 역할을 알기 위해선, 우선 다른 바퀴에 대해서도 알아야 합니다. 함께 손잡고 걸어가는 이의 역할을 알아야 나 자신이 분담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보다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평신도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 지면에서 성직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교회법에는 사제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다양한 조항들이 나오는데, 흥미로운 점은 권리는 적고 의무는 많다는 점입니다. 대충 추려 봐도 권리와 의무가 ‘1:6’ 정도의 비율입니다. 사제의 권리는 사제 직분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합당한 보수를 받을 권리(281조 2항), 휴가 권리(283조 2항, 533조 2항) 등 5가지 안팎입니다. 하지만 의무는 무려 40여 가지에 이릅니다.

사제는 우선 교황과 성직자 각자의 직권자에게 존경과 순명을 표시할 특별한 의무를 지닙니다.(273조) 또 독신 생활을 해야 하며(277조 1항), 사람들과 교제할 때 정절을 지킬 의무를 위험하게 하거나 신자들의 추문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합당하게 처신해야 합니다.(277조 2항) 또 주교회의의 규범들과 지역 관습에 따라 적절한 교회 복장을 하여야 하며(284조), 신분에 부적합한 모든 것을 전적으로 삼가야 합니다.(285조 1항)

또 교회법은 성직자가 본인이나 타인의 이익을 위하여 영업이나 상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286조)하고 있으며, 교회의 관할권자의 판단에 따라 교회의 권리와 공동선의 보호를 위해 요구되어 허가되지 않는 한, 정당이나 노동조합 지도층에서 능동적 역할을 맡지 말아야 한다(287조 2항)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사제는 하느님 복음을 선포할 의무를 지니며(757조), 설교의 임무를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762조) 무엇보다도 사제들은 말씀의 교역을 통하여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무시키고 가르치는 일에 열성을 보여야 하며(836조), 이를 위해 사제단 안에서 일치되어야 합니다.(275조 1항) 아울러 사제는 영적인 완성을 추구해야 하며(276조 1항), 매일 일과 전례 기도를 수행해야 하고(276조 2항 3), 정기적으로 영성 피정을 해야 합니다.(276조 2항 4) 더 나아가 사제는 검소한 생활을 함양해야 하고 허영을 풍기는 것은 일절 삼가야 하며(282조 1항), 자신에게 제공되는 재물에서 적절한 생활비와 자기 고유한 신분의 모든 의무를 수행할 비용을 조달하고 남은 여분은 교회의 선익과 애덕 사업에 선용하기를 원해야 합니다.(282조 2항)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도 다양한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제는 영성생활에 충실하고(10조), 직무 수행을 위해 상주 의무를 지키며(11조), 연례 피정을 할 것(12조)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구장의 허가 없이는 공직을 맡을 수 없고 정치 활동을 하지 말아야 하며, 상행위와 다른 이의 재산 관리인 및 재산 보증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14조) 검소한 생활을 하고 언어와 품행이 단정해야 하며(16조), 불건전한 취미나 운동, 오락을 삼가야 합니다.(17조)

이처럼 성직자들이 해야 할 일은 많고, 지켜야 할 의무도 많습니다. 그만큼 사제는 재물을 하늘에 쌓습니다. 그런데 사제는 혼자서 하늘에 재물을 쌓는 것이 아닙니다. 사제의 하늘 재물 쌓기를 나 몰라라 할 평신도는 없습니다.

정치우 안드레아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가톨릭평화신문 2019.02.03 발행 [1501호] 기사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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